Inlee | 이인

퇴사 후 - 하고 싶었던 서비스 만들고 운영해본 기록

2026년 1월 26일 - #회고


Table of Contents

  1. 들어가며
  2. 하고 싶었던 일
  3. 요구사항
  4. 개발
    1. 아키텍처
    2. 코드 품질
    3. 개발 · 운영 환경
    4. 서버
  5. 오픈
  6. 운영
    1. 페이지 수정
    2. 콘텐츠
    3. 홍보
    4. 통계
  7. 성과
  8. 마치며


들어가며

이전 글에서와 같이 작년 4월까지 회사를 다녔다. 이직을 준비하던 중,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이 다시 떠올랐다. 막연히 언젠가 하겠다고 미뤄왔지만, 지금이 아니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사 후 한 달간의 휴식을 거쳐 5월부터 지금까지, 그 생각을 실제로 옮겨보는 시간을 보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시도해왔는지를 정리해보려 한다.

하고 싶었던 일

고등학교 시절부터 록(Rock) 음악을 좋아했다. 당시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하나둘 생겨나던 시기였고, 비록 제한적이었지만 록 음악과 관련된 소식들을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그 무렵 기타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뮬(Mule)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됐다. 악기 정보는 물론 록 음악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었고, 그곳에서 많은 정보를 얻으며 시간을 보냈다 (악기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록 음악에 대해서는 많이 접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언젠가는 나도 이런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마음에 남게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금수강산이 두 번 바뀔 만큼의 세월이 지났다. 하지만 지금 다시 돌아보면 그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많지 않아 보였다. 뮬은 2000년대 초 다크한 디자인에서 현재의 모습으로 한 차례 개편된 이후, 구조나 방향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곳에서 록 음악 관련 소식은 예전처럼 충분히 접하기 어려웠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중화되며 음악은 ‘소장’이 아닌 ‘소비’의 영역이 되었다. 록 음악 소식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을 통해 훨씬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새로운 소식을 지속적으로 정리하고 전달하는 독립적인 커뮤니티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디씨인사이드의 록 음악 관련 갤러리(일렉트릭기타 갤러리, 락 갤러리, 포스트락 갤러리 등)나 아카라이브의 메탈 채널처럼 게시판 형태의 공간은 존재했고, 메탈킹덤이나 뮬처럼 독립적인 커뮤니티도 여전히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사용자 참여 중심의 구조였고, 새로운 소식을 전담해 꾸준히 다루는 곳은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예전에도 그런 공간은 거의 없었고,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마음에 남아 있던 생각을 이번 기회에 직접 해보기로 했다. 대신 록 음악 소식과 악기 이야기를 함께 다루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요구사항

록 음악을 주제로 한 커뮤니티이지만, 구조 자체는 일반적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초기 단계에서는 새로운 기능보다는 기본적인 사용 경험을 최소화 하면서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았다.

개발

그동안 풀스택으로 개발해 온 경험이 있어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모두 혼자서 진행했다. 시간적인 여유도 있었고, 별도의 팀 없이 혼자 어디까지 만들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1인 개발인 만큼, 가장 중요하게 둔 기준은 복잡도를 낮추는 것이었다. 확장성보다는 지금의 나에게 관리 가능한 구조를 우선했다.

아키텍처

가장 익숙한 Laravel과 Vue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코드 품질

개발 과정에서 실수를 줄이고 일관된 코드를 유지하기 위해 정적 분석과 규칙 검증 도구를 적극적으로 적용했다.

아래 항목들은 Commit 시 자동 검사되도록 설정했고, Github Actions를 통해 배포 과정에서도 동일한 검증이 이루어지도록 구성했다.

그리고 Laravel은 코드 테스트 프레임워크인 Pest 를 적용하여 Github Action 에 php test 코드를 실행하도록 구성했다.

개발 · 운영 환경

개발과 운영 환경의 차이로 발생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초기부터 docker(Container)로 구성했다.

서버

운영 환경 역시 Container 기반 배포가 가능한 구조를 기준으로 선택했다.

여러 옵션을 검토한 끝에 설정과 운영이 비교적 단순하고 비용 부담이 적은 Fly.io를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Fly.io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기 위해 기존 MySQL 대신 PostgreSQL로 변경했다.

오픈

약 3개월간의 개발을 마치고 2025년 8월 24일 서비스를 오픈했다.

하지만 오픈은 끝이 아니라,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운영

서비스를 오픈한 이후에는 신규 기능 개발뿐만 아니라 오류 수정과 개선, 콘텐츠 작성, SNS 관리까지 모든 일을 직접 맡아야 했다.

특히 콘텐츠를 작성하고 팩트체크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 과정에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고, 운영 또한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됐다.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은 개발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다.

페이지 수정

오픈 이후 큰 장애나 치명적인 문제는 없었지만, 사용하면서 눈에 띄는 자잘한 레이아웃 수정과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낀 기능들을 중심으로 개선을 이어갔다.

대표적으로 구글 로그인 기능을 추가했고, 내 정보 페이지에서는 내가 작성한 글과 댓글, 공감한 글과 댓글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또한 링크 길이에 따라 레이아웃이 깨지는 문제 등, 반응형 환경에서 발생하는 UI 문제들을 중심으로 수정해 나갔다.

특히 콘텐츠가 없는 초기 상태에서 메인 페이지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는 예상보다 큰 고민거리는데, 이는 콘텐츠가 누적되며 몇 번의 변경을 거친 후 현재의 형태에 도달하게 되었다.

콘텐츠

운영을 이어가면서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지속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콘텐츠인 매일 업로드하는 새로운 소식과, 일주일에 한 번 정리하는 주간 소식였다.

특히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 것은 록 음악 관련 소식을 매일 정리하는 일이었다. 대부분의 자료가 영문이였고, 하루에 최소 30개 이상의 콘텐츠를 읽고 10개 가량의 글들을 추려낸 후 정리해야 했다. 물론 모든 내용을 직접 번역하고 요약하기에는 시간적인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AI를 활용해 번역과 요약을 한 후 확인한다.

업로드할 글들을 선정한 후 처음에는 AI가 생성한 내용을 거의 그대로 사용했는데, 팩트가 정확하지 않거나 맥락이 어긋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후부터는 반드시 원문을 다시 확인하고, 직접 내용을 수정·정리한 뒤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록 음악 소식은 단순한 뉴스가 아니라 과거의 역사, 이전 사건과의 연결 관계를 함께 이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악기 관련 소식 역시 재질이나 소재 같은 세부 정보까지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이 과정을 거치는 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주 1회, 매주 월요일에는 주간 소식 글을 작성해 업로드하고 있다. 한 주 동안 작성한 약 60~70개의 새로운 소식을 한 글로 정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초기에는 일주일치 글을 모두 AI에 입력해 주간 소식을 작성해보기도 했지만, 문장이 어색하거나 팩트 체크가 되지 않은 내용, 심지어 존재하지 않는 내용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어 해당 방식은 포기했다. 이 또한 결국 직접 글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방향으로 변경했고, 이 작업을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하기 위해 새로운 소식 게시글에 분류 항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개선했다.

홍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홍보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함이 든다.

우선 기본적인 노출을 위해 구글과 네이버 검색에 사이트를 등록했다. 이후에는 X(구 트위터)와 스레드(Threads)를 중심으로, 작성한 콘텐츠를 간략히 정리해 업로드하고 있다(인스타그램의 경우 이미지·영상 콘텐츠 중심의 플랫폼 특성과 저작권 문제를 고려해 별도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스레드는 초기에 한 번에 많은 글을 업로드하면서 계정이 몇 차례 차단되는 경험도 했다. 이후 확인해보니 메타(Meta) 정책상 짧은 시간 다량 반복 게시가 스팸 행위로 간주되었기 때문이였고, 전화번호 인증과 얼굴 인증을 거쳐 계정을 복구한 뒤로는 하루 최대 10~12개 내외, 업로드 간격은 15 ~ 20분을 가급적으로 지키며 업로드하고 있다.

유사한 음악 커뮤니티에 홍보 글을 올리면 보다 빠르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일종의 도덕선을 넘는 행위처럼 느껴져 현재까지는 시도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해외 소식보다는 국내 록 음악 관련 콘텐츠에서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크게 증가한 경험도 있어 이를 계기로 최근에는 국내 소식의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홍보의 방향을 찾고는 있지만, 어쩌면 아직 크게 조급하지 않아서, 혹은 그렇게까지 뻔뻔해지지 못해서, 간절하게 보이지 않아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지 못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홍보에 공을 좀 더 들일 것이고, 시험해보고 실패하다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X, 스레드에서 좋아요를 눌러주는 분들이 몇 분이 있어 완전 수요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통계

초기에는 구글 애널리틱스(GA)만 사용했지만, 데이터를 교차 검증하기 위해 네이버 애널리틱스를 추가로 도입했다. 두 도구의 수치를 비교해보니 방문자 수나 흐름은 큰 차이 없이 비슷하게 나타났고, 각각의 도구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지표들도 존재했다. 마케팅 담당자들이 여러 개의 통계 도구를 함께 사용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콘텐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경량 웹 분석 도구인 GoatCounter도 추가로 도입해볼까 고민 중이다.

또한 구글 서치 콘솔을 함께 사용하며 페이지 색인 문제나 로딩 속도 관련 경고를 확인하고 있다. 실제로 몇 가지 항목은 코드 수정으로 개선했고,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점검하며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성과

2025년 8월 24일 서비스를 오픈한 이후, 글 작성 기준인 2026년 1월 26일까지 약 5개월간의 성과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아직 눈에 띄는 수치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혼자 운영하며 매일 콘텐츠를 쌓아왔다는 점에서는 조금씩 성장을 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마치며

지금까지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한 내용과 진행상황이였다. 거창한 목표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는 아니였고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남아 있는 생각을 더 늦기전에 한 번은 직접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막연했던 아이디어는 개발이라는 형태를 거쳐 서비스가 되었고, 오픈 이후에는 운영과 콘텐츠, 홍보와 통계까지 모두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개발보다 운영이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는 사실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이 과정을 통해 실감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작은 서비스다. 눈에 띄는 성과를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하고, 앞으로 어떻게 성장시켜야 할지도 여전히 고민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콘텐츠를 쌓고 서비스를 운영해온 지난 3개월 + 5개월은 내게 꽤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누군가의 지시나 일정이 아닌, 오롯이 스스로의 기준과 책임으로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운영해본 경험은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알려주었다. 이 서비스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계속 이어질 수도 있고, 어느 시점에서는 멈추게 될 수도 있다.

이 경험 자체는 이후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내 안에 오래 남을 것이라 생각들며, 조직 생활에서 기획, 디자인, 개발자 등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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